1999년 개봉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반전 영화의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사실은 귀신이었다는 충격적인 결말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시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의문이 떠오릅니다.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콜은 과연 처음부터 말콤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이 질문은 영화 전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콜의 인식과 귀신을 대하는 태도
식스 센스를 가진 9살 소년 콜이 말콤을 처음 만났을 때의 장면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태도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당에서 이루어진 첫 만남에서 콜은 말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눕니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콜은 평범한 목소리로 말콤에게 이야기하며,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두려움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평생 동안 귀신의 존재 때문에 고통받아온 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러한 태도는 매우 특이합니다. 콜은 귀신들로부터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육체적 공격까지 받아왔습니다. 단 하나의 소원이 더 이상 두렵고 싶지 않다는 것일 정도로 귀신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아이가, 생전 처음 만난 존재에게 이토록 편안하게 다가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더욱 결정적인 장면은 콜이 자신의 비밀을 처음으로 털어놓는 유명한 장면입니다. "I see dead people"이라는 고백 이후 콜은 말콤에게 자신을 지켜달라고 부탁합니다. 만약 콜이 말콤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귀신에게 자신을 귀신으로부터 지켜달라고 요청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됩니다. 오히려 살아있는 어른에게, 정신과 의사라는 전문가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콜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그가 말콤을 경계한 적은 있었지만 두려워한 적은 없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는 낯선 어른, 특히 정신과 의사를 만난 아이의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콜은 항상 말콤이 자신의 곁에 있어주기를 바랐고, 세상 누구보다 그에게 의지했습니다. 이러한 행동 패턴은 콜이 말콤을 처음부터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귀신 구별법의 핵심 원리
식스 센스라는 제목과 달리, 콜이 귀신을 인식하는 방식은 실제로는 평범한 오감에 의존합니다. 영화에서 귀신이 처음 등장하는 친구의 생일파티 장면을 보면, 콜은 이상한 소리를 듣고 나서야 귀신의 존재를 알아챕니다. 늦은 밤 화장실에서 귀신을 만났을 때도 부엌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에야 귀신임을 인지합니다. 무슨 스파이더 센스처럼 느낌만으로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보는 일반적인 감각을 통해 귀신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콜이 살아 있는 사람과 귀신을 구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귀신의 외형적 특징입니다. 귀신은 자신이 죽을 때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해했던 엄마, 총을 맞은 아이, 자전거 사고를 당한 여자, 교수형을 당한 죄수들까지 모두 죽었던 당시 모습 그대로입니다. 겉모습만 봐도 귀신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구별법은 귀신이 나타날 때 변화하는 주변의 온도입니다. 콜의 설명에 따르면 귀신이 흥분하거나 화를 낼 때 주위가 추워진다고 합니다. 이 원리는 영화의 미스터리를 푸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런데 말콤의 경우는 이 두 가지 기준 모두에서 예외적인 존재입니다. 말콤은 왼쪽 복부에 총을 맞았지만 신기하게도 앞부분에는 전혀 출혈이 없었습니다. 총알이 완전히 관통하면서 뒤쪽에서만 출혈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죽은 당시 그대로 귀신이 된 말콤은 거추장스러운 외투를 벗지 않는 이상 출혈의 흔적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외형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평범한 모습입니다. 더불어 말콤은 죽을 당시 출혈이 너무 심해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고 마치 잠이 드는 것처럼 편안하게 숨을 거뒀습니다. 자신을 쏜 빈센트를 걱정할 정도로 아무런 원한도 없이 편안한 상태로 죽었기 때문에, 다른 귀신들과 달리 주변에 한기를 불러오지 않습니다. 결국 말콤은 귀신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단서를 전혀 가지지 않은 특별한 존재인 것입니다.
영화 트릭과 관객 기만의 기술
이 영화는 말콤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교묘한 트릭들을 사용합니다. 영화 제작진은 귀신이지만 마치 사람들이 보고 대화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연출한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말콤이 처음 콜의 집을 방문했을 때 거실에는 콜의 어머니와 말콤이 함께 앉아있습니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아이의 엄마와 정신과 의사가 함께 콜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머니 혼자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장면이 삽입됩니다. 거실을 나가는 어머니가 아주 잠깐 말콤이 있는 쪽을 힐끔 쳐다봅니다. 마치 거기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이 짧은 시선 처리가 관객의 의심을 완전히 차단합니다. 결혼기념일에 레스토랑에서 부인을 만나는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콤은 왜 늦었는지 한참을 이야기하지만 부인은 싸늘하게 계산서를 받아 들고 떠납니다. 실제로는 부인 혼자 와서 식사를 하고 떠나는 장면이지만, 부인이 아주 잠깐 말콤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는 장면이 삽입되어 관객들은 의심하지 않게 됩니다. 지하실로 통하는 문을 막고 있는 탁자도 카메라는 절묘하게 가리는 각도로만 보여줍니다. 문쪽으로 다가가는 모습만 나오고 정작 문을 여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런 교묘한 트릭들 때문에 말콤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이 눈치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가장 결정적인 단서는 말콤이 떠나려 할 때 나타납니다. 점원과 키스하는 부인을 보고 작별을 고하는 말콤에게 콜은 애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콜이 말콤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가 귀신이라는 사실을 직접 말해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귀신이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평생 귀신 때문에 고통받아왔고 말콤이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하는 9살 소년은 이 절박한 상황에서도 그 사실을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이는 콜 역시 말콤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결말을 알고 다시 보는 식스 센스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됩니다. 많은 관객들이 콜이 처음부터 말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속 단서들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오히려 반대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콜은 말콤을 사람으로 인식했고, 의지했으며, 마지막까지 그가 귀신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제작된 영화지만 결말을 알고도 긴장감이 흐르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반전을 알고 보는 두 번째 관람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해석의 여지가 이 영화를 명작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출처]
빨강도깨비: https://www.youtube.com/watch?v=UBG3imHVX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