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행복의 기준은 어디서 만들어지는가
- 불완전한 사람들의 관계 방식
- 지금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단순히 로맨틱 코미디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오래 남는 작품입니다. 강박적이고 불친절한 주인공,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주변 인물들은 전형적인 영화 속 주인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때문에 이 영화는 더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며, 행복이 완벽한 상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전에는 그냥 재미있게 본 영화였지만, 30대를 넘어간 후 다시 보니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결핍과 불편함,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 행복이라는 메시지가 조용히 전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가 말하는 진짜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영화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공감을 얻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과 함께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행복의 기준은 어디서 만들어지는가
1997년 개봉한 이 영화는 처음부터 호감 가는 영화는 아닙니다. 주인공의 말투와 태도는 불편하고, 그의 행동은 공감보다는 반감을 먼저 불러옵니다. 하지만 영화를 조금만 따라가다 보면, 이 불편함이 감독의 의도된 설정임을 알 수 있게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행복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계속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흔히 우리는 친절하고 여유 있으며, 감정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기준을 일부러 무너뜨립니다. 주인공은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어야만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사람이고, 그 질서가 조금만 흔들려도 매우 불안해집니다. 그럼에도 그는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유지하며 살아갑니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런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극적인 계기’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상의 균열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을 설명하지 않고, 관객이 스스로 그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불완전한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행복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관계를 통해 행복을 정의합니다. 완성된 사람이 누군가를 구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부족한 사람들이 부딪히며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중심에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인간관계가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동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느꼈습니다. 주인공은 타인을 받아들이는 데 서툴고, 자신의 기준을 내려놓지 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필요로 하게 되는 순간, 그 완고함이 점차 무너지게 됩니다. 영화는 그 균열을 과장하지 않습니다. 단 한 번의 친절, 단 한 번의 선택이 사람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지만, 그 방향을 조금 틀어놓을 수는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웃다가도, 문득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관계를 끊어왔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정말 행복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묻게 됩니다. 이 영화가 전하는 행복은 편안함이 아니라,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와 더 가까워 보입니다.
지금 다시 보아야 할 진짜 행복의 이야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하게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젊을 때는 로맨틱 코미디로 보이던 장면들이, 나이가 들수록 삶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나서, 행복이란 더 이상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는 인새에서 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 갑니다. 하지만 완벽과 행복은 서로 다른 것임을 저는 이해하게 되습니다. 조금 덜 불안해지고, 조금 더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상태,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곧 행복이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이 완성형의 선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충분히 괜찮다는 조용한 인정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보고 난 뒤에도 오래 남습니다. 삶이 여전히 서툴고 관계가 어렵게 느껴질 때, 다시 한번 꺼내 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