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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미 이프 유 캔(천재의 탄생, 두 외로움의 교차, 어른이 된다는 것)

by 코발트웨이브 2025. 12. 28.

<목차>
거짓말로 만들어진 천재의 탄생
쫓는 자와 도망치는 자, 두 외로움의 교차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포스터 이미지. 왼쪽에는 푸른 셔츠를 입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오른쪽에는 정장을 입고 모자와 안경을 쓴 톰 행크스가 나란히 서 있으며, 가운데에 영화 제목 'catch me if you can'이 파란색 화살표 디자인으로 표현되어 있음.

이 글은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통해 ‘재능’과 ‘성장’이라는 단어가 반드시 밝은 얼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극이지만, 단순한 사기꾼의 일대기를 넘어 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는 놀라운 위조 능력과 언변으로 수많은 사람을 속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정의 붕괴와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깊은 결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FBI 요원 칼 핸래티 역시 자신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갑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를 넘어, 거짓과 진실, 도피와 책임이라는 주제를 개인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거짓말로 만들어진 천재의 탄생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시작부터 경쾌한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조 수표, 가짜 신분, 화려한 변신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관객은 프랭크의 재능에 감탄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 모든 능력이 ‘살기 위한 기술’이라는 사실이 보입니다. 부모의 이혼이라는 사건은 프랭크의 세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립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균열 속에서 그는 선택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대신, 더 그럴듯한 거짓을 만들어 살아가기로 말입니다. 결국 자기 방어의 수단이 작동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랭크의 사기는 단순히 돈을 위한 범죄가 아닙니다. 그는 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조종사 제복을 입고, 의사와 변호사 행세를 하며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어가는 모습은 마치 역할극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며, 프랭크가 가장 원했던 것은 부가 아니라 ‘어른으로 대접받는 경험’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거짓말은 범죄 이전에, 자신을 보호하는 갑옷과도 같았습니다.

쫓는 자와 도망치는 자, 두 외로움의 교차

이 영화의 또 다른 축은 칼 핸래티입니다. 그는 프랭크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FBI 요원이지만, 단순한 악역이나 방해꾼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의 삶은 프랭크와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칼 역시 일에 몰두하며 개인적인 관계를 거의 포기한 인물입니다. 크리스마스를 홀로 사무실에서 보내는 장면은, 그가 얼마나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고도, 전화 통화를 통해 점점 관계를 쌓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추적과 대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이 구조는 영화에 독특한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저는 이 장면들이 마치 서로 다른 방식으로 외로움을 견디는 두 사람이,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거짓말로 도망치는 소년과, 규칙 속에 자신을 가두고 사는 어른. 둘은 서로를 쫓고 있지만, 동시에 닮아 있습니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프랭크의 도피는 점점 힘을 잃습니다. 더 이상 거짓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는 처음으로 멈춰 섭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성장이라는 것이 단순히 나이를 먹는 일이 아니라, 책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랭크는 결국 자신의 재능을 사회 안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속이던 능력은 이제 시스템을 지키는 도구가 됩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끝까지 유쾌한 톤을 유지하지만, 그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순간까지는 도망치며 살아갑니다. 실패로부터, 상처로부터, 책임으로부터 말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멈춰 서서 선택해야 합니다. 계속 달릴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것인지. 이 영화는 그 선택의 순간을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저는 이 작품이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로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